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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직업을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들

by story5695 2026. 1. 23.

이 직업을 하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마 이 일을 아주 짧게 했거나,
아직 솔직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오늘은 이 직업을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직업을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조용하게, 아주 현실적인 이유를 달고 온다.
오늘도, 내일도, 아마 다음 주에도
비슷한 하루가 반복될 거라는 예감과 함께.

이 글은
그만두지 않은 사람의 성공담이 아니다.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들을
그대로 기록해보는 이야기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이미 비슷한 마음 한가운데에 있을지도 모른다.

 

더 이상 ‘열심히’가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을 때

 

처음에는 믿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나아질 거라고.
조금만 더 버티면 익숙해질 거라고.

그래서 나는 늘
열심히 하는 쪽을 선택했다.
야근도, 추가 업무도, 무리한 일정도
“지금만 넘기면 된다”는 말로 버텼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기 시작했다.

열심히 해도 결과가 나아지지 않았고,
노력해도 인정받는다는 감각이 사라졌다.
문제는 내가 게을러진 게 아니라,
열심히가 해결책이 아닌 상태가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직업에서 나는 뭘 더 할 수 있을까?”

일이 어려운 게 아니라,
의미를 찾기 어려워졌을 때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은 본격적으로 자라난다.

 

내가 ‘사람’이 아니라 ‘역할’로만 느껴질 때

 

이 직업을 하면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순간 중 하나는
내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였다.

항상 결과로만 평가되고,
항상 기능으로만 불리고,
컨디션이나 상황은 고려되지 않을 때.

실수는 곧 능력의 부족이 되었고,
성과는 당연한 것이 되었다.
잘하면 “원래 잘하는 사람”이었고,
못하면 “역시 부족한 사람”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상태인지,
얼마나 지쳐 있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라져도 이 자리는 그냥 채워지겠지.”

이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다.
직업을 떠나고 싶어지는 이유는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존재가 대체 가능하게 느껴질 때이기 때문이다.

 

‘계속 이 일을 하는 나’를 상상하기 힘들어질 때

 

번아웃은
몸이 먼저 알려주지 않는다.
상상이 먼저 멈춘다.

예전에는
이 직업을 계속하는 나의 모습이
어렴풋하게라도 그려졌다.
지금보다 조금 더 능숙한 모습,
조금 더 안정적인 위치.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미래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졌다.
이 일을 5년 더 하는 나,
10년 뒤의 나를 떠올리는 게
전혀 설레지 않았다.

그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지속에 대한 회의감이었다.

“계속 잘해야 하는 상태를
나는 얼마나 더 감당할 수 있을까?”

이 질문 앞에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도망이 아니라
하나의 합리적인 선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 직업을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들은
나약해서 생긴 게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오래
참아왔기 때문에 찾아온 신호에 가까웠다.

이 글을 쓰면서
이직을 권하고 싶지도,
무조건 버티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하고 싶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부끄러운 감정이 아니다.
그건 지금의 방식이
나를 소모시키고 있다는 경고일 수 있다.

중요한 건
그만두느냐, 버티느냐가 아니라
왜 그만두고 싶은지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혹시 지금
이 직업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면,
그 생각을 억지로 밀어내지 않아도 된다.

그 질문을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그만두지 않더라도
적어도 덜 무너지는 방식은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