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과 현실의 괴리
예측 실패에 대한 회고 오늘은 이건 잘 될 거라 확신했는데 망한 이유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그때의 나는
꽤 확신에 차 있었다.
준비도 충분했고
논리도 그럴듯했고
주변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선택은
“안 되면 이상한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안 됐고,
생각보다 빨리 무너졌고,
남은 건 질문뿐이었다.
“왜 이렇게 확신했을까?”
“어디서부터 계산이 틀린 걸까?”
이 글은
그 질문에 대한 기록이다.
확신의 근거는 ‘현실’이 아니라 ‘이야기’였다
돌이켜보면
내 확신은
사실에 근거한 게 아니었다.
그건
이야기에 가까웠다.
이 정도 준비했으면 잘 되겠지
이 흐름이면 자연스럽게 이어지겠지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해냈으니까
이 이야기들은
각각은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모두 내 머릿속에서만 완성된 이야기라는 점이다.
나는
준비 과정을 과대평가했고,
리스크를 과소평가했다.
특히 이런 착각이 컸다.
노력한 시간 = 결과의 가능성
열정 = 지속 가능성
초반 반응 = 장기 성과
이 공식은
감정적으로는 맞아 보였지만,
현실에서는 자주 틀린다.
확신이 강했던 이유는
상황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이미 믿고 싶었던 방향으로
정보를 해석했기 때문이다.
‘안 될 수도 있다’는 가정을 일부러 지웠다
확신이 커질수록
사람은 묘하게
불편한 가정을 밀어낸다.
만약 이게 생각보다 오래 걸리면?
만약 예상보다 반응이 없으면?
만약 내가 지치면?
이 질문들은
합리적이지만
분위기를 망친다.
그래서 나는
이 질문들을
“부정적인 생각”으로 분류하고
의식적으로 피했다.
하지만 나중에 보니
그 질문들은
비관이 아니라 점검이었다.
문제는
내가 실패 가능성을 몰랐던 게 아니라,
알고도 계산에 넣지 않았다는 점이다.
확신 속에는
이런 심리가 섞여 있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설마
이렇게까지 했는데 안 되면 억울해
이제 와서 의심하면 의미 없지
이 심리는
계획을 밀어붙이게 만들지만,
조정은 막아버린다.
그래서 현실이 조금만 어긋나도
대응할 여지가 없었다.
예측 실패의 핵심은 ‘능력 부족’이 아니라 ‘전제 오류’였다
실패 이후
가장 먼저 떠올린 결론은
이거였다.
“내가 과대평가했구나.”
“내 실력이 부족했나 보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정리해보니
실패의 핵심은
능력이나 노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전제 자체가 틀려 있었다.
시장이 이걸 필요로 할 거라는 전제
사람들이 이 정도면 움직일 거라는 전제
내가 이 속도를 감당할 수 있을 거라는 전제
이 전제들은
검증되지 않았고,
대신 확신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확신은
전제를 검증하는 대신
질문을 줄인다.
그래서 나는
중요한 질문을 너무 늦게 했다.
이건 누구에게 진짜 필요한가
안 될 경우, 나는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
지금의 열정이 사라졌을 때도 유지 가능한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시작한 선택은
결국 현실 앞에서 무너졌다.
이 실패를 통해
내가 배운 건
“확신하지 말자”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확신이 들 때일수록,
그 확신이 어디서 왔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데이터인지, 감정인지
현실인지, 이야기인지
검증인지, 기대인지
확신은 나쁜 게 아니다.
하지만 확신만으로 움직이면
현실은 늘 한 박자 늦게 온다.
지금의 나는
무언가에 확신이 들 때
이 질문을 하나 더 붙인다.
“이 확신이 틀렸을 때도
나는 괜찮을까?”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그 선택은
훨씬 단단해진다.
이 글은
잘 될 거라 믿었던 선택이
왜 망했는지를 기록한 글이지만,
동시에
다음 선택을
조금 덜 망치기 위해 남긴 메모다.
확신은
출발점일 수는 있지만,
검증 없는 확신은
목적지까지 데려다주지 않는다.
그걸 알기까지
나는 한 번의 실패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