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 일반화의 위험, 비교는 어떻게 실패를 만들었을까 오늘은 성공한 사람만 보고 따라 했다가 생긴 문제들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떻게 시작했는지,
어떤 선택을 했는지,
무엇을 포기했고 무엇을 붙잡았는지.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한다.
“저 사람이 저렇게 해서 됐다면,
나도 비슷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나 역시 그랬다.
성공한 사람의 인터뷰를 읽고,
강연을 보고,
그들의 루틴과 선택을 하나씩 따라 했다.
문제는 그때까지
한 번도 이 질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사람이 성공한 이유가
정말 이 행동 하나 때문일까?”
성공 사례는 늘 ‘결과’만 또렷하고, 조건은 흐릿하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구조가 비슷하다.
초반엔 힘들었지만,
어느 순간 방향을 잡았고,
결국 지금의 자리에 왔다.
이 서사는 이해하기 쉽고,
따라 하기에도 좋아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그 이야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동을 뽑아낸다.
하루에 몇 시간 일했는지
어떤 결정을 과감하게 내렸는지
언제 포기하지 않았는지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빠져 있다.
그 사람이 있던 환경,
이미 가지고 있던 자원,
당시의 시장 상황,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람의 성향.
나는 그걸 보지 못했다.
아니, 보지 않으려 했던 것에 가깝다.
왜냐하면
조건까지 고려하기 시작하면
그 성공은 더 이상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성공의 맥락이 아니라
성공의 모양만 베껴왔다.
비교는 나를 동기부여시키는 대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비교가 도움이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저 사람도 이렇게 시작했는데,
나라고 못할 게 뭐가 있겠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교는 점점 독이 되었다.
나는 더 이상
내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대신 항상
성공한 누군가의 속도와 결과를 기준으로
나를 재단했다.
그 결과,
나에게 맞지 않는 선택을
계속해서 정당화하게 되었다.
무리한 일정도
“다들 이 정도는 한다니까”로 넘겼고
분명히 맞지 않는 방식도
“성공한 사람은 이렇게 했다”로 버텼다
문제는,
이 선택들이 쌓일수록
나는 점점 나 자신을 잃어갔다는 점이다.
무엇이 나에게 맞는지보다
무엇이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와 비슷한지가
선택의 기준이 되어버렸다.
비교는 나를 앞으로 밀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내 판단을 외주화시켰다.
실패하고 나서야 알았다, 성공은 복사할 수 없는 구조라는 걸
결국 나는
그 성공의 궤적에 도달하지 못했다.
남은 건
지친 상태와,
왜 안 됐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허탈감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이 질문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나는 정말
이 사람의 방식을 따라가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성공한 사람의 서사 안에
나를 끼워 넣고 싶었던 걸까?”
성공 사례는
재현 실험이 아니다.
조건이 다르고,
변수가 다르고,
사람이 다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걸 하나의 공식처럼 받아들인다.
그리고 안 되면
스스로를 실패자로 규정한다.
지금 돌아보면
내 실패는 능력 부족이 아니라
케이스를 일반화한 판단의 결과에 가까웠다.
나는 성공을 따라 하다 실패한 게 아니라,
비교를 기준으로 선택하다
나에게 맞지 않는 길을 오래 걸은 것이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이야기들은 여전히
영감이 될 수 있고,
시야를 넓혀주기도 한다.
다만 이제 나는
성공 사례를 이렇게 읽는다.
“이 사람은
이 조건에서,
이 선택으로,
이 결과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다음에
이 질문을 붙인다.
“이 조건 중,
지금의 나에게 해당하는 건 무엇인가?”
그 질문이 빠진 비교는
동기부여가 아니라
자기 소모로 이어진다.
성공은 참고할 수는 있어도
복사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걸 인정하는 순간부터
실패의 많은 부분은
사실 실패가 아니었다는 것도 함께 보이기 시작한다.
비교가 나를 망가뜨린 게 아니라,
비교를 기준으로
내 선택을 포기했던 순간들이
나를 망가뜨렸다.
그걸 알게 된 지금에서야,
나는 조금 덜 흔들리는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정도면
이 실패도
완전히 헛된 경험은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